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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차례 올릴 과일 어쩌나"…소비자들 발 '동동'
경남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과일·채소 물가 대폭 상승
소비 심리에도 영향 끼쳐, 명절용 농산물 소비 위축 우려
각 행정기관 및 부처, 설 명절 날뛰는 물가 잡는데 '총력'

2024. 02.08. 11:24:24

올해 설에는 이례적인 과일·채소의 '물가 대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지속되며 소비자들의 걱정 섞인 한숨이 이어질 전망이다.

통계청이 지난 2일 공개한 2024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 자료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8%가 상승했다. 최근 월별 동향(전년동월대비)에서는 지난 7월(2.4%) 이래로, 8월(3.4%), 9월(3.7%), 10월(3.8%), 11월(3.3%), 12월(3.2%)까지 3%를 유지했다가 이어지는 올해 1월(2.8%)에서야 물가 상승률이 6개월 만에 2% 대로 내려와 안정세를 찾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석유류가 전년동월대비 5% 가량 하락했으며, 이는 공업제품 물가 하락과도 이어져 전체적인 물가 안정세에 어느 정도 견인했다고 볼 수 있다. 전년동월대비 경유(-11.9%), 자동차용LPG(-4.7%)뿐만 아니라 운동용품(-15.1%), 등유(-8.7%), 유산균(-13.4%), 기초화장품(-3.2%)등의 통계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전국적으로 총 소비자물가는 3%에서 2%로 안정세, 과일·채소는'폭등'

눈에 띄는 점은 신선식품지수(14.4%)의 상승률이다.

그중 주목할 만한 것은 농·축·수산물 중 농산물(15.4%) 및 채소류(8.8%)의 가파른 상승폭인데, 최근 월별 동향(전년동월대비)을 살펴보면 신선식품지수는 10월 13.3%, 11월 13.7%, 12월 14.5%, 올해 1월에는 14.4%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보였다.

농·축·수산물은 10월 8.0%, 11월 7.2%, 12월 7.7%, 올해 1월은 8.0%의 상승률로, 올해 1월 축산물은 -0.6% 하락했고 수산물은 2.2%라는 소폭의 상승률이 있었을 뿐, 전년동월대비 물가 상승폭에 있어 크게 유의미한 수치로 작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이와 상반되게 무려 과일류와 같은 농산물은 15.4%, 채소류는 8.8%이라는 대폭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통계청의 자료 분석을 토대로 농산물 및 채소류가 신선식품군, 더 나아가 생활 물가지수 상승에도 적잖이 기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세부 품목의 지표를 살펴봤을 때, 이러한 상승폭을 여실히 체감할 수 있었다.

특히 사과(56.8%), 배(41.2%), 토마토(51.9%), 귤(39.8%), 파(60.8%), 쌀(11.3%), 딸기(15.5%) 등의 물가가 대폭 상승했으며, 이는 전국적인 통계뿐만 아니라 경남의 소비자물가동향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경남도 피해갈 수 없는 '과일 대란', 생산량 감소 및 수요 증가가 물가 상승 견인

같은 날 동남지방통계청에서 발표한 '2024년 1월 경상남도 소비자물가동향' 자료에 따르면, 경남의 1월 소비자물가는 전국 단위보다 0.1% 높은 2.9%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신선식품지수는 14.3%(전국 대비-0.1%)의 상승률, 농·축·수산물은 8.8%(전국 대비+0.8%)의 상승률을 보였다.

전국에서 대폭 상승한 신선식품군 세부 품목들 또한, 경남은 사과(46.1%), 배(48.6%), 토마토(51.1%), 귤(45.0%), 파(50.0%) 등이 만만치 않은 전년동월대비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물가 상승에는 특정 품목들의 이상기후로 인한 생산량 감소 및 수요 증가 등의 요인이 주요하게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위 통계를 통해 앞으로의 경남의 소비자물가동향 역시도 전국적인 물가 대란 양상과 유사하게 흘러갈 것을 전망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과일 물가의 고공행진이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에 그치지 않고, 새로이 수확 철을 맞는 여름이 되기까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각 행정기관 및 부처, 설 명절 날뛰는 물가 잡는데 '총력'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중동 지역의 불안정 탓에 유가가 재상승하고 있고, 과일·채소 가격 폭등과 같은 현 상황에서 이달 2월에서 3월까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금 3% 내외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최근 동향에서 보인 석유류의 가격 하락이 다시금 불안정해질 가능성을 언급한 것인데, 이로 인해 전체적인 소비자물가 또한 자극을 받을 수 있다고 조심스레 예측하며 "조속히 2%의 물가가 확실히 안착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한 바 있다.


 
■소비자들도 '과일 가격 폭등' 충분히 체감 중, 어떠한 소비 형태로 나타났는가?

이처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과일·채소의 가격, 벌써부터 소비 심리에 영향을 끼치고 있기라도 한 걸까.

농촌진흥청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4년 설 농식품 구매 특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선물 구매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으나 응답한 소비자들 중 89%가 선물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선물 예정 품목은 농식품이 많았고 3만 원에서 5만 원대(25.7%)의 과일 선물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나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소비자들이 과일 가격상승에 따른 지출 부담을 상대적으로 크게 체감하고 있다는 것인데, 실제로 과일 구매량 감소(43.9%), 상대적으로 저렴한 못난이 과일 구매(23.6%) 등의 구매 행동으로 이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뿐만아니라 차례용 과일을 구매할 때는 여전히 크기를 우선시하나 예년과 달리 구매 개수는 줄이고, 육류 역시도 예년 명절과 같이 부위와 원산지 위주로 선택하나 음식의 양은 줄이는 소비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조사 결과에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최근 설 명절 맞이 농산물 구매나 차례 지내는 가정이 줄어들면서, 명절용 농산물의 소비 위축 현상으로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표했다.
또한 생산자는 가격 부담이 큰 과일을 소규모 실속형으로 포장하고, 유통업체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안정적인 다른 과일과 사과, 배를 혼합선물 세트로 구성해 구매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물가 잡아라!", 명절 성수품 공급량 늘리기·물가 모니터링·판매처 할인 등 '필사적'

이렇듯 상승된 물가 폭탄에 대한 소비자들의 아우성을 예감했는지 경남도를 비롯해 전국적으로도 물가 안정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들을 이어가고 있다.

우선 정부에서는 16개의 주요 성수품 평균 가격을 전년보다 낮게 유지·역대 최대 규모의 성수품 공급·달걀 할당관세 연장·대형마트를 비롯한 판매처 할인 독려 등 설 물가 안정 대책을 마련하는데에 필사적이다.

특히 그동안의 명절 대목 대비 1.5배 많은 양의 주요 성수품 25만여 톤 분량을 공급, 작년보다 3배 가까이 증액한 할인 지원 예산을 투입하는 등 물가를 잡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윤 대통령은 한 총리에게 설 명절 물가와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직접 당부하기도 했다.

또한 경남도에서는 지난달 19일 경제통상국장의 주재로 경남도­시·군 경제부서장 간담회를 개최해 물가 및 민생경제 안정 대책을 논의하고 총력 대응키로 했다.

특히 1월 19일부터 오는 2월 12일까지 물가 안정 특별 대책 기간으로 삼아 핵심 성수품에 대한 물가 관리와 소비 촉진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고자 이에 대해 논의했다. 경남도는 설 명절 물가 관리를 위해 사과, 소고기 등 16개 주요 성수품을 중점관리 대상으로 정하고, 시·군별 '지역물가 안정 대책반'을 운영해 물가모니터 요원, 소비자 단체 등과 가격 동향과 원산지 표시 이행 여부를 합동 점검하는 등 현장 위주의 물가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 밝혔다.
 


■'지금 우리 남해는?', '금값'과도 같은 과일·채소·나물 등의 농식품 가격 여전해

우리 남해군에서의 설 물가는, 그리고 군은 대한 어떤 입장과 자세를 취하고 있을까.

우선 남해군에서 운영하는 '남해몰'이 농산물에 책정한 가격들을 살펴보면, 쌀(10kg)은 4만 원, 창선의 특산물인 고사리(100g)는 무려 1만 5천 원의 단가였다.

또한 요즘 군내 농가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시금치는 자그마치 1kg당 8천 5백 원의 단가를 형성하고 있었으며, '남해몰'에서 현재 판매하지 않는 대파는 군내 마트에서 한단에 4천~5천 원을 웃돌고 있는 단가로 판매되고 있었다. 이러한 농산물들의 물가 대란은 군에서도 이례적인 사태다.
 장충남 군수와 관계자들은 지난 4일과 5일, 7일 3일간 걸쳐 관내 공설 시장 및 전통시장에서 장 보기와 설 물가 안정 캠페인을 실시해 군내 현장 물가를 조사했다.

또한 시장 조사를 토대로 설 연휴 종합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군은 그간 물가 안정을 위한 물가대책위원회 운영 및 물가 안정 캠페인을 꾸준히 실시해온 노력을 인정받아, 작년 행안부가 실시한 '지방물가 안정관리 추진실적 종합평가' 시·군 부문에서 상반기에는 우수기관 선정, 하반기에는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그렇기에 군의 관점에서 고물가 사태를 어떻게 주시하고 있는지, 앞으로 취할 대비책 마련 및 자세 등에 대해 군민들은 기대와 우려 섞인 관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고물가시대, 차례상에 올릴 과일조차도 집어 들기 선뜻 망설여지는 소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하늘을 찌르는 과일값의 폭등뿐만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 및 중동 지역 긴장 상황으로 인한 국제 유가의 재상승 등, 국·내외적인 불안 요소들이 여전히 존재해 '물가 대란'의 불길이 금세 잡힐 거라고 확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허나 전국이 물가의 불안정을 해결할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군에서도 앞으로의 추이를 면밀히 관찰하여 명확한 대처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백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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