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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명의 남해시론]국도3호선(창선-삼동)확장사업

2024. 11.08. 09:48:38

국도3호선(창선-삼동)확장사업은 2003년 창선·삼천포대교가 개통된 이래 창선면민을 비롯한 남해 동부 지역민들에게 있어선 생존권 사수를 위한 가장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군수가 바뀔 때마다 이에 대한 지역민의 숙원을 해결하고자 행정력을 집중하였고, 정치권의 협력을 요청하였으나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에서 교통량 증가치 예측 오류 등으로 번번이 사업유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만시지탄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2019년도에 이르러 2차로의 적정교통량이 일일 6,300대인대 비해 실제 통행량은 11,000대로 175% 수준에 이르렀고, 도로 협소 및 굴곡이 많아 해당 구간 최근 5년간 교통사고가 92건이나 발생하고 있는 점 등 국도 2차로 서비스 기준으로 볼 때 "E" 등급에 해당하여 2차로의 기준을 초과하고 있다는 것을 바탕으로 정부 기관을 적극적으로 설득, 길고도 복잡한 과정을 거쳐 2021년 10월 제5차 국도·국지도 5개년계획 결정 고시를 받아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남해군의 잠정적 계획으론 행정절차나 보상 등의 변경이 없다면 2025년 05월에 착공하는 것으로 예정하고 있으나 지금에 이르기까지 걸린 기간이 20년이 넘은 걸 보더라도, 국내외의 정세변화, 국가 예산의 재원조달, 행정기관끼리의 협의 완료, 각종 심의, 보상 등 남아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물 흐르듯 쉽게 해결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낙관할 일이 아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군청사 신축을 비롯한 대부분의 굵직한 사업들이 생각지도 못한 걸림돌에 부딪혀 지연되고 있는 것을 보면 더욱 우려할 만한 일이다.

특히 해당 사업 구간에는 2010년 대한민국 명승 71호, 2019년 국가무형문화재 제138-1호로 지정된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이 존재하기 때문에 국가유산청과 국가지정유산 현상변경 심의과정을 거쳐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필자가 영농조합법인을 경영할 때 '이락사' 반경 500미터 이내의 지역에 농산물가공공장과 전시장을 지으면서 문화재 현상변경 심의과정을 겪었던 경험으로 비추어 보면 이는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학계나 전문가집단을 설득해야 하는 일이라 상당한 시간과 기술이 소요되는 일이었다.

물론 이러한 일들을 시행하는 주체는 국토교통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지만 실질적인 수혜를 누리는 것은 남해군민이다. 고시되어 추진이 확정된 일이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나태하게 대응하면 또 훌쩍 몇 년이 지나갈지도 모른다. 목이 마르면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야 한다. 문화재에 대한 협의에 대해 국가유산청의 신속한 협의를 요구하고, 국가 명승인 죽방렴의 보존을 극대화 시키고 미적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교량이 들어서서 새로운 명품 관광지로 시너지를 형성하도록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지금의 창선대교는 교각을 촘촘히 세우고 거기다가 대들보(Girder)를 놓고 그 위에 상판을 올려놓는 일명 거더교 방식이다. 여러 개의 교각으로 되어 있어 모양새가 밋밋하고 멋이 없는 일반적인 다리다. 또한, 교각 사이의 간격이 좁아 선박운행에 제한이 따르기 쉽다. 그래서 죽방렴의 보호와 경관을 저해하고 어민의 작업을 저해하기도 한다. 국토관리청에서도 교량의 형식에 대하여 깊은 고민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남해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도록 대교의 모양도 국토관리청과 긴밀한 협조를 해야 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를 무리 없이 성사시키기 위해선 개인의 보상문제와 관련된 사항은 다수의 군민 복리 증진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해당 당사자 스스로 관대해야 하고, 행정과 정치권에서도 신속한 사업의 집행을 위하여 예산의 확보나 타 기관의 협의 등에 있어서 최선을 기울여야 한다. 코로나 이후 이동이 정상화되어 교통량이 늘게 될 내년부터 겪어야 할 불안감에 걱정하는 일부의 창선면민과 삼동면민의 걱정스러운 우려의 목소리가 가벼이 들리지 않는 까닭은 그들이 염원하는 바가 너무도 간절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지난 몇 년 동안은 코로나로 인하여 유동인구의 추세가 상당량 감소한 상태임에도 주말, 성수기엔 교통체증이 극심하여 해당 구간(11킬로미터) 소요시간이 10~15분이면 될 일을 2~3시간이 소요되는 현상이 발생하여 주민이나 관광객들의 불편이 초래되고 있다. 특히, 응급환자가 발생할 시엔 신속한 후송을 하기도 어려운 사태가 발생하여 인명 피해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는 남해군 동부권의 군민들과 내방 관광객들이 사지에 놓여 있는 것과 다름없다.

남해군이 천명하고 있듯이 국도3호선(창선-삼동)확장사업은 창선면민뿐 아니라 남해군 동부권역의 성장동력이고 연 관광객 1,000만 시대를 여는 필수 기반시설이다. 더불어 남해~여수 해저터널과 연계되어 남해군 장기발전을 위한 사통팔달의 혈맥과도 같은 기능을 수행할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독일마을을 비롯한 물미해안도로, 미조항, 송정, 설리, 상주, 금산 등 남해 동부권 관광거점이 재도약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이다.

따라서 '창선·삼천포대교' 개통 이후 수십 년간 늘어난 교통량으로 인하여 피해를 감내해온 창선면민의 생존권과 지역의 발전을 위해 '국도3호선(창선-삼동)확장사업 조기착공을 위한 대책위'를 구성하여 강력한 대응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 앞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일반적인 절차에 의존하여 기다리다 보면 우리가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지 모른다. 지재유경(志在有逕)이라 했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는 말이다. 우리가 간절히 원하면 예정된 계획보다 더 빨리 사업이 성사되지 말란 법도 없다. 지혜를 모으자.


김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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