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마다 9~10월에 파종한 시금치가 늦더위와 습해로 발육상태가 좋지 않아 초반 걱정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기온이 내려가고 일조량이 많아지자 포장이 마르면서 되살아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남해군농업기술센터도 당초 늦더위와 습해로 30% 정도 고사할 것으로 예측하며 농작물재배보험에 가입할 것을 독려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했다.
9월 조기 파종된 시금치의 경우 늦더위로 인해 발육에 지장이 있었다면 집중 파종기인 10월에는 예상치 못한 강수일수와 강우량으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남해군농업기술센터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9월에는 늦더위가 심했던 것으로 나타났고 10월에는 평년(지난 5년 평균)보다 강우일수는 약 2배, 강우량은 약 3배 가량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농업기술센터 천상용 팀장은 "9월에는 강우량이 평년보다 조금 많았지만 날씨가 더웠고 10월에는 3일 중 하루 꼴로 비가 와 고온피해나 습해 피해가 우려된 상황이었다"면서 "그러나 최근 기온이 내려가고 일조량이 늘자 포장이 마르면서 9~10월에 파종한 시금치가 되살아 나는 경우가 많아 일단 습해 피해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습에 강한 사계절 플러스품종이 군내에 64% 정도 파종된 것도 습해를 줄인 한 요인으로 작용한 듯하다.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지난해는 사계절 플러스 품종이 46%, 사계절이 54% 심겼지만 올해는 사계절 플러스가 64%, 사계절이 46% 파종됐다.
센터 관계자는 "농가가 이처럼 사계절 플러스 종자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사계절 플러스가 습에 강한데다 햇볕을 많이 받아도 보라색으로 변하는 경우가 사계절보다 덜하기 때문"이며 "당도 또한 사계절에 못지않고 외형적으로 깔끔해 도시소비자가 선호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지난 4일 기준 남해군 시금치 경매물량은 전년동기보다 45%가량 줄어든 1만2800kg가 출하되었다. 전년 동기보다 당일 물량이 절반 가량 줄어든 것이다.
당일 최고 가격은 벌크 기준 6만1000원(10kg 기준), 평균가격은 3만4660원, 단묶음의 경 4만8400원, 평균가격은 3만3170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보다 당일 물량은 절반가량 줄었지만 전체 평균가격을 보면 전년동기보다 4%로 높게 형성됐다.
4일 이후에는 웃자란 물량까지 쏟아지며 다양한 품질의 시금치가 나오면서 중매인들이 선호하는 상품은 물량이 적은 탓인지 4만5000(10kg 기준)원부터 5만5000원대까지 형성되었다.
시금치 상품 기준으로 살펴보면 이는 지난해 이맘때보다 약 2만원 가량 높은 단가다.
반면 습해 등 피해를 입은 시금치나 웃자란 시금치의 경우 kg기준으로 100~300원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습해 등으로 시금치 품질이 확연히 차이가 나고 있기 때문이다.
본지가 만난 시금치중매인들에 따르면 습해 피해는 남해, 신안 등 남부지방 뿐 아니라 포항, 영천 등 위쪽 지방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올해 시금치 전체 물량과 관련해서는 전국적으로 대농 중심으로 시금치 파종이 늘었지만 이상기후에 따른 습해 피해로 전체 물량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금치 가격과 관련해서는 현재 상품 기준으로 보면 시세는 작년 이맘때보다 약 2만원 가량 높은 5만원대 중후반을 형성하고 있어 이같은 흐름은 상품 기준으로 앞으로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군내 한 중매인은 "올해처럼 예년과 다른 기후에는 품질이 천차만별이 될 소지가 다분하기에 중매인마다 좋은 품질의 시금치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면서 "농가도 kg당 100~300원 하는 하품 시금치를 경매장에 내는 것을 자제하고 되도록 좋은 상품을 만들는데 최선을 다한다면 지난해 못지 않은 좋은 가격에 거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