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

무지개골 언덕 위에

꽃이란 꽃들이 피어난 그 주변으로

푸르름을 더하는 아래에 자리 잡은

앵강만 바다에

하얀 안개가 들어 몸을 씻는다.



너무나 깨끗해

더는 씻어낼

땟자국 하나 없는데

그런데

파아란 잔파도로 몸을 씻고 사라진다.



안개의

정결한 몸 관리를 지켜보는 순간

내 몸 둘 곳을 잃어버렸다.



버려지지 못하고 숨겨놓은

온갖 잡념과 지저분하게 더럽혀진 내 마음을

씻어내지 못하는 내가 부끄럽다.




혜경 곽기영

- 現)2022 문학광장 회장
- 2012 서정문학 시 부문 당선 등단
- 2013 문학광장 시 부문 당선 등단
- 2014 문학광장 2대 회장(2014-2016)
- 2016 문학신문 2016년 신춘문예 시(詩)부문 당선 등단
- 現) 한국문인협회 회원
- 現) 남해보물섬독서학교 자문위원
- 2002 대통령표창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