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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미래신문 - 보리암 간성각 이야기
한반도 남단 별 관측소, 남해보리암 '간성각', 노인성(老人星) 관측과 무병장수 기원 역사 간직

2026. 10.16. 21:19:27

▲ 남해 보리암의 간성각

▲조선시대 유의양이 쓴 남해문견록 중 노인성 기록

남해군 금산에 위치한 한국의 대표적 관음도량 보리암에는 동양 천문학 및 서민 신앙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전각 간성각(看星閣)이 자리하고 있다.
조선 시대 및 그 이전부터 한반도 남단 최고봉인 금산 상봉의 지리적 입지를 바탕으로 밤하늘의 별을 관측했던 역사적 배경에서 유래한 '간성각'은 이름 그대로 '별을 보는 전각'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한 번 보면 장수한다는 '노인성' 관측의 명소


한국의 도가에서는 별을 보는 풍습이 수천 년 동안 전해져왔었는데, 그중의 하나가 '노인성'을 보는 풍습이었다.
일명 '남극성'이라고 부르며, 남쪽 하늘가에서 간신히 보여 '남극노인성'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 별은 인간의 행복과 장수를 관장한다고 믿었으며, 전쟁이나 치안이 불안하면 보이지 않았다가 천하가 태평을 누릴 때만 보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남극노인성'이 보이면 행복과 장수를 기원해 왔다.
민간에서는 이 별을 보면 '백수를 누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또한 동양 천문학에서 용자리/남극광성 부근의 '노인성(南極老人工, 카노푸스)'은 한 번 보기만 해도 무병장수한다는 길성(吉星)이자 신성한 별로 여겨져 왔다.
적위가 매우 낮아 서울이나 경기 등 한반도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지평선 아래로 가려져 관측이 불가능하지만, 남쪽 바다를 훤히 조망할 수 있는 남해 금산 상봉에서는 12월 하순부터 1월 사이 수평선 근처로 떠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과거 옛사람들과 스님들은 간성각에 모여 노인성을 관측하며 왕실의 안녕과 나라의 국운을 점치고, 개인의 장수와 무병을 기원했다고 한다.
이는 불교 도량인 보리암 내에 도교적 별자리 신앙과 민간의 장수 기원 문화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 역사적 단면을 보여준다.
우리 역사에는 서기 934년 신라 마지막 임금 경순왕 8년에 처음으로 노인성을 관측한 기록이 남아있고. 고려 때는 6차례나 관측한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한다.
고려 때는 노인성의 관측은 축제의 기회가 됐다. 1120년(예종 15년) 9월 노인성이 지평선 위에 떠오르자 임금은 장낙전에서 신하들을 불러 잔치를 베풀고, 손수 이 노인성의 빛남을 찬탄하는 시를 지어 악공에게 이를 노래하게 했다고 전한다. 조선시대에도 제단을 세워 제사를 지내고 숭배하는 사상이 전해져 내려온다.
조선시대에는 동지 무렵에 남쪽으로 내려가서 '노인성'을 보는 것이 풍습이었다고 한다.
1771년 조선 영조 때 남해로 유배 온 후송 유의양은 그의 저서 남해문견록에 노인성과 관련 해 다음과 같이 기록해 놓고 있다.
유의양은 기록을 통해 "이 땅에 노인성이 비치기에 노인이 많아 백 세 넘는 이도 자주 있고..."라고 언급하며, 남해 지역에 장수 노인이 많은 이유를 남쪽 하늘에서 비치는 길성인 노인성과 연관지어 설명했다.
또한 남해 금산의 봉우리와 주변 경관을 언급하며, 옛사람들이 남쪽 바다 수평선 근처로 떠오르는 노인성을 관측하고 나라의 안위나 장수를 기원했던 정취와 지리적 특색을 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노인성이 제일 잘 보이는 곳은 제주도와 남해금산 '보리암'(菩提庵), 지리산 1500m높이에 자리 잡은 '법계사'(法界寺)라고 한다.
일설에는 '간성각'은 '노인성'을 의식하고 세운 건물로서 경남 하동과 남해 일대의 사람들은 '노인성'을 보러 다니기 위한 별도의 계를 조직할 정도로 '노인성'을 신봉하였다고 한다.


정리 홍성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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