慧鏡 곽기영



내 마음 갈 곳 없어 떠돌다 헤매이다

찾은 곳 구례 산수유 마을

마을 냇가로 뻗은 가지에선

노란 그리움 하나, 둘 떨어지니

이내 마음도 함께 흐르는 이별을 띄워 보낸다.



마음껏 취해 볼까나

실컷 울어 볼까나



고즈넉한 민박집 울타리에

산수유 꽃 위로 비추는 달빛은 왜 그리 밝은지

허전한 마음에 가만히 창문 열자



뒷산 노송(老松)이 말하기를



떠도는 그리움 잠시 달빛에 맡겨두고

오늘 밤 그저 나하고 세월 주(酒)나 한잔하자지만

깊어 가는 물소리에 이내 그리움 묻혀버려

울어도 울음 되지 못할까 봐 두려워

가만히 흐르는 달빛 속에 이내 마음 흘러 보낸다.

혜경 곽기영

- 現)2022 문학광장 회장
- 2012 서정문학 시 부문 당선 등단
- 2013 문학광장 시 부문 당선 등단
- 2014 문학광장 2대 회장(2014-2016)
- 2016 문학신문 2016년 신춘문예 시(詩)부문 당선 등단
- 現) 한국문인협회 회원
- 現) 남해보물섬독서학교 자문위원
- 2002 대통령표창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