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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에서 실천이 국가 교육의 모범이 되기까지
중학교 도덕 교과서에 실린 남해행복베이커리 김쌍식 제빵사
'도덕은 실천'라는 메시지를 학생들에게 생생하게 전달, 공감과 실천의 가치를 일깨워…
'교과서 속 이론이 아닌, 현실 속 인물의 이야기는 도덕의 본질을 설명하는 데 그만큼 적합했기 때문'

2025. 04.18. 09:18:38

남해읍에서 작은 빵집을 운영하는 김쌍식 제빵사의 이야기가 전국 중학교 1학년 도덕 교과서에 실렸다. 매일 아침 아이들을 위해 굽는 따뜻한 빵이 이제는 교육 현장에서 '실천하는 도덕'의 상징이 된 것이다. 그의 나눔은 단순한 선행을 넘어, 지역사회와 교육, 나아가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살아 있는 교훈으로 자리 잡고 있다.



#1 어린 시절의 결핍에서 시작된 나눔

김쌍식 씨는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 초등학교 2학년 시절 집안이 갑작스럽게 무너지면서, 하루 세 끼를 걱정해야 했고 새 옷 한 벌 장만하기도 어려웠다고 회상한다. 그에게 힘이 되었던 건 주변 이웃들의 따뜻한 손길이었다고 한다. 그는 "당시 받은 도움을 언젠가 꼭 돌려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후 제빵 기술을 익히며 자신의 재능을 활용한 나눔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2003년부터는 자신이 만든 빵을 장애인복지관과 경로당 등에 기부하며 본격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왔다고 한다.



#2 하루 80개의 빵, 아이들을 위한 정성

2020년부터 김 씨는 현재 자리에서 '행복베이커리'를 운영하며, 매일 아침 80개의 빵을 굽는다. 이 빵은 인근 초등학생들을 위해 무료로 나누어진다. 진열대 위에는 "배고프면 공부도 놀기도 힘들지용!"이라는 손글씨 팻말이 붙어 있다. 이 글귀는 아이들이 위축되지 않고 당당히 빵을 가져갈 수 있도록 만든 김 씨의 따뜻한 배려다. 카스텔라, 유자 마카롱, 시금치 머핀 등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는 남해 농산물의 소비를 촉진하고, 관광객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김 씨의 작은 나눔은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3 'LG의인상'에 이어 '대한민국 어른이상' 수상까지

이런 선행은 결국 LG복지재단의 눈에도 띄었다. 사회적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킨 사람에게 수여되는 LG의인상을 받은 그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이렇게 큰 상을 받아도 될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건, 그가 2023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주최한 '대한민국 어린이대상' 최고의 어른이상도 수상했다는 점이다. 전국 3만여 명의 어린이들이 직접 투표한 결과로, 앞선 수상자는 오은영 박사와 유재석 씨였다는 사실이 그의 영향력을 더욱 실감하게 만든다.

그는 "빵집 문을 닫는 날까지, 아이들 빵은 내가 책임질게. 부담 갖지 말고 언제든 와서 빵 챙겨가렴"이라는 따뜻한 약속을 남겼다. 그리고 이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닌, 매일 아침 실제로 실천되는 약속이다.



#4 방송을 통해 전국으로 퍼진 따뜻한 영향력

김 씨의 이야기는 2021년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소개되며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방송 이후 그의 시그니처 메뉴인 '유자 카스텔라'는 전국에서 주문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가게 매출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김 씨는 이 기회를 나눔으로 다시 연결했다. 2024년 말에는 남해 풍경을 담은 '빵식이 아재의 탁상달력'을 제작해 판매했고, 이 수익금 전액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기부했다. 그 기부는 남해를 넘어 하동 등 인근 지역의 아동들에게까지 따뜻함을 전달했다.



#5 교육과 연결된 실천, '남해교육상' 수상

김쌍식 씨의 나눔은 학교 교육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빵 만들기 프로젝트'는 방학 기간 청소년들에게 제빵 기술을 교육하고, 학생들이 만든 빵을 지역 어르신들에게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참여 학생들은 "기술보다 중요한 건 마음"이라며 김 씨에게서 도덕적 실천의 본보기를 배운다. 또한 김 씨는 남해교육지원청과 함께 '영양 밀착 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저소득층 아동에게 간식과 영양제를 제공하는 등 교육 복지 향상에 기여했다. 이러한 활동 덕분에 그는 2024년 '남해교육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6 확장 이전개업 준비중인 행복베이커리

4월 말경, 김 씨는 남해읍 구)프로스펙스 자리에 제2의 행복베이커리를 개점할 예정이다. 이곳은 단순한 매장이 아닌, 나눔과 교육, 협력의 거점이 될 전망이다. 김 씨는 "나는 장사꾼이 아니라 빵쟁이, 욕심 없이 똑같은 마음으로 간다"고 말한다. 새 매장에서는 지역 청년 채용, 노인 일자리 창출, 청소년 직업교육 연계 등 지역과의 상생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남해군소상공인협회와 협력해 운영 중인 사회적경제 네트워크도 이 매장을 중심으로 더욱 활성화될 예정이다.



#7 교과서 수록의 의미

김 씨의 이야기가 중학교 도덕 교과서에 실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교과서 속 이론이 아닌, 현실 속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도덕의 본질을 설명하는 데 그만큼 적합했기 때문이다. 그의 실천은 '도덕은 실천이다'라는 메시지를 학생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며, 공감과 실천의 가치를 일깨운다. 특히 지역사회 기반의 일상적인 나눔이 전국적인 교육 자료로 전환된 사례로서, 이는 앞으로 도덕 교육의 방향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도덕책에 수록된 행복 베이커리
▲도덕책에 수록된 행복 베이커리



#8 지역의 자랑, 공동체의 귀감

남해군민들은 김쌍식 제빵사의 활동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SNS를 통해 그를 응원하는 청년들, 봉사활동에 참여하겠다는 주민들, 그리고 빵을 받고 감사 인사를 전하는 아이들까지, 김 씨의 실천은 세대와 계층을 넘나드는 공감대를 만들었다. 그의 이야기는 남해라는 한 지역을 넘어, 한국 사회 전체에 따뜻한 울림을 주고 있다. 작은 빵 하나가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김쌍식 씨. 그의 실천은 오늘도 남해에서 계속되고 있다.


이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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