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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남해를 문화로 물들인 '남해문화의 날'
'제29회 남해문화의 날' 행사 14일 개최
남해문화대상에 故 정의연 선생
마포문화원과 자매결연으로 교류 확대
세대와 장르 아우른 공연과 전시에 군민 호응

2025. 11.21. 09:14:35

가을 정취가 남해를 감싼 지난 14일, 군민과 문화예술인들의 열정이 한데 어우러진 화합의 한마당 '제29회 남해문화의 날' 행사가 남해문화센터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남해문화원(원장 김미숙)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지난 1년간 갈고닦은 지역 문화예술인의 기량을 선보이며 지역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행사장에는 장충남 남해군수, 정영란 남해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많은 내빈과 군민들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1부 행사는 완도의 금당도 농악놀이를 무대화한 김연우 선생의 '버꾸춤'으로 열렸다. 이어 2004년 창단 이래 남해의 문화 자산으로 자리 잡은 '칸타빌레 합창단'(지휘 정필론)이 '창'과 '인생' 두 곡을 선사했다.
'남해문화대상'의 영예는 평생을 고향 남해의 역사와 향토 문화유산 보존 및 연구에 헌신한 故 정의연 향토사학자에게 수여되었다.
1993년 남해군지 편집위원을 시작으로 남해향토역사관장, 국사편찬위원회 사료 조사위원 등을 역임하며 '남해 선구줄긋기', '창선 상여놀이' 등 소멸 위기 민속문화의 고증과 원형 보전에 앞장선 고인의 업적이 영상을 통해 소개되자 장내는 숙연해졌다.
고인을 대신해 무대에 오른 배우자 안명희 씨는 "떠난 사람을 잊지 않고 이처럼 기억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남편의 뜻을 잘 받들어 남해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남해문화원은 서울 마포문화원과 자매결연 협약식을 체결하며 문화 교류의 새 장을 열었다. 남해문화원 설립 60주년을 맞아 이뤄진 이번 협약은 수도권으로까지 문화 교류의 저변을 확대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최재홍 마포문화원장은 축사를 통해 "K-컬처의 선두에 남해문화원과 마포문화원이 함께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2부 본공연은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풍성한 문화 향연이었다. 마포문화원 민요경 팀이 '개성 난봉가'와 '경복궁 타령' 매들리로 흥겨운 무대를 선사했고, 오랜 벗 부산진문화원 남도민요 팀은 '동해바다'와 '진도 아리랑'으로 관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남해초 '보니타'와 남해고 '소닉' 댄스팀은 K-POP 댄스 무대를 선보이며 행사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배운 지 3개월 된 초보자들로만 구성되었다는 '고고장구' 팀이 '자갈치 아지매'와 '빙고'를 신명 나게 연주할 때는 "3개월 실력이 맞느냐"는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다. 가장 큰 환호를 받은 무대 중 하나는 시니어 모델팀의 '탄소중립 패션쇼'였다. 모델들은 버려지는 현수막을 직접 재단하고 디자인해 만든 의상을 입고 당당한 워킹을 선보였다. 이 외에도 조성아 강사의 지도로 꾸며진 '판소리반'의 '흥보가'와 남도민요, 김연우 강사팀이 꾸민 '사랑무', 그리고 김기태 강사가 이끄는 '섹스폰 클럽'이 '변덕스러운 나일강', '누이' 등을 중후한 선율로 연주하며 다채로움을 더했다.
성대한 축제의 대미는 '창선 으뜸 사물놀이' 팀이 장식했다. 이들은 군민의 만복을 비는 '비나리 농악'을 힘찬 가락으로 풀어내며, 제29회 문화의 날 행사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알렸다.
공연 시작 전부터 로비에는 남해문화원 8개 분야 수강생들이 1년간 정성껏 갈고닦은 솜씨를 뽐내는 작품 전시회가 열렸다.
민화, 서양화, 서예, 전통주 만들기 등 총 94점에 달하는 수준 높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관람객들이 마음에 드는 작품에 스티커를 붙여 투표하고, 12월 실버가요제에서 시상할 계획을 밝혀 군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김미숙 원장은 "문화원 6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에 군민들과 함께 풍성한 잔치를 나눌 수 있어 기쁘다"며 "지역사 연구 활성화와 함께 성숙한 문화 공동체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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