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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농촌 현실, 농가의 작은 민원까지 더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2026. 09.18. 16:08:52

고종남 새남해농협 도마지점장

농촌의 들녘을 바라보면 계절의 변화보다 먼저 농민들의 땀과 수고가 떠오른다.
한 해 농사는 자연과 사람이 함께 만들어 내는 긴 기다림의 과정이다. 그 결실이 우리의 식탁에 오르고, 그 과정에서 농촌의 자연과 공동체도 함께 지켜진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농촌은 많은 변화를 맞고 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농업인력 부족, 생산비 증가와 농산물 가격의 불안정 등 어느 것 하나 가볍지 않은 문제들이다.
오랜 세월 농촌 현장에서 농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느낀 것이 있다. 건강한 농촌을 만들기 위해서는 농민이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민의 행복은 소득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정성껏 생산한 농산물이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고, 안정적인 영농환경 속에서 농사를 지으며, 나이가 들어서도 의료·복지·문화의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민에 대한 우리 사회의 존중이다.
농업은 단순히 먹거리를 생산하는 산업만이 아니다. 식량안보를 지키고, 국토와 자연환경을 보전하며, 농촌공동체와 전통문화를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농업과 농촌이 만들어 내는 이러한 공익적 가치는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누리고 있다.
따라서 농민을 우리 사회의 중요한 가치를 만들어 내는 주체로 바라보는 인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농협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농협은 농업인이 함께 만든 협동조합이다. 농업인의 안정적인 영농활동을 돕고, 농산물의 판매와 유통을 지원하며, 농촌의 복지와 지역공동체를 지켜나가는 것이 농협이 담당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다.
특히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농촌에서는 농업인의 작은 목소리까지 세심하게 살피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농업 현장에서 무엇이 불편한지, 농산물 판매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고령 농업인에게 필요한 복지는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듣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우리에게는 또 하나의 책임이 있다.
바로 후손에게 어떤 농촌을 물려줄 것인가 하는 문제다.
깨끗한 물과 흙, 아름다운 들녘을 보전하면서도 젊은 사람들이 농촌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농업이 지속가능하고 농촌에서 생활하는 것이 자랑스러운 선택이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한다.
농촌의 미래는 어느 한 기관이나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농업인과 농협,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가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며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그리고 그 출발은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농민의 이야기에 한 번 더 귀 기울이고,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한 번 더 이용하며, 농업의 가치를 인정하고 농민의 수고에 감사하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할 수 있다.
건강한 농촌은 행복한 농민으로부터 시작된다.
농민이 존중받고, 농업이 가치를 인정받으며, 우리의 자녀와 후손들이 다시 찾고 싶은 농촌을 만드는 것.
그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가야 할 농촌의 미래이며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가장 값진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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