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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브로큰 【UNBROKEN】

2025. 02.07. 11:46:18


영화 ‘언브로큰’은 ‘루이 실베 잠페리니(Louis Silvie Zamperini)’라는 미국의 군인이 제2차 세계대전의 혼돈 속에서 극한 상황을 겪으면서도 꺾이지 않는 불굴의 의지와 진정한 인간 승리의 정신을 그린 실재의 사실에 근거한 작품이다. 우리에게도 익히 잘 알려진 ‘앤젤리나 졸리’가 감독을 맡아 섬세한 연출과 극적인 서사가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전쟁의 참혹한 현실과 인간 내면의 깊은 면모를 동시에 그려내어 감동을 준다.

루이는 전투 중 비행기 추락 사고로 인해 바다 한가운데에 47일 동안 표류하게 된다. 긴 시간 화면을 차지하는 이 장면은 인간의 생존 본능과 자연 앞에서의 무력함을 동시에 상징한다. 끝없는 바다에서의 고립된 시간은 루이에게 육체적, 정신적 한계를 시험하는 극한의 도전이 된다. 극심한 배고픔, 갈증, 그리고 절망 속에서 그는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고통을 뒤섞으며, 단 한 줄기의 희망을 붙잡으려 애쓴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루이가 어떻게 극한의 상황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희망을 버리지 않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바다에서의 생존을 겨우 이룬 루이는 결국 일본군에 의해 포로로 붙잡히게 된다. 포로수용소에서의 그의 삶은 전혀 다른 차원의 고통과 시련으로 가득 차 있다. 영화는 포로수용소 내부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고문과 학대, 그리고 인간 존엄성을 무참히 짓밟는 일본군 간부들의 잔인한 행위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루이는 끊임없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 속에서도 동료 포로들과 함께 서로를 격려하며,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힘을 끌어낸다. 이 부분에서는 일본군의 무자비한 폭력과 비인간적인 처우가 선명하게 드러나며, 그들의 행위에 대해 깊은 분노와 슬픔을 자아내어 관객들을 몸서리치게 한다.

영화 속 포로수용소는 단순한 감금의 공간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에 대한 무시, 그리고 극한의 고문과 학대가 일상화된 지옥과도 같은 곳이다. 일본군 간부들은 군사적 효율성이나 전쟁 수행을 위한 목적보다는, 포로들을 단순히 인간 이하의 존재로 취급하며 끊임없는 고문과 폭력을 행사한다. 포로수용소에서 벌어진 학대는 단순히 신체적 고통에 머무르지 않는다. 정신적, 심리적 고통까지 동반되어, 포로들은 자신들이 겪는 고난 속에서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과정을 겪게 된다. 영화는 이 점을 매우 강렬하게 묘사하며, 전쟁의 비인간적인 측면과 그 잔혹함을 고발한다.

일본군의 폭력은 체계적이며 계획적으로 이루어지며, 이는 단순히 개인적인 폭력 행위가 아니라 제도화된 학살의 한 형태임을 암시한다. 일본군의 잔학성은 단순히 포로들에 대한 개인적 학대에 그치지 않고, 전쟁이라는 비극의 구조 속에서 권력의 남용을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영화 속 일본군 간부들은 군사적 명령을 수행하는 도구로서, 포로들을 비인간화하고 철저히 굴복시키기 위해 온갖 잔혹한 수단을 동원한다. 이들은 포로의 인격과 존엄성을 부정하며,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기본 권리를 무참히 짓밟는다. 이러한 행위들은 단순히 전쟁의 필연적 결과물이 아니라, 권력의 부패와 인간성 상실이 얼마나 극악무도한 지경에 이르게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영화는 이러한 잔혹 행위가 일본군 내부의 구조적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엄격한 군기와 위계질서, 그리고 상부로부터 내려지는 명령 체계 속에서 개인의 도덕적 판단은 무시되며, 집단적인 폭력이 정당화된다. 이와 같은 권력 남용은 포로들에게 극심한 공포와 절망을 안겨주며, 그들의 정신을 짓밟는 도구로 사용된다. 이러한 상황을 보며 관객들은 전쟁이 단순한 전투 이상의 사회적, 심리적 재앙임을 깨닫게 만든다.

일본군의 잔혹 행위를 통해 전쟁의 잔혹성과 그 결과로 초래되는 인간성 파괴를 생생하게 드러내며, 국제 사회에 평화의 소중함과 전쟁의 무의미함을 강력히 호소하기도 한다. 이러한 메시지는 단순히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재조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와 미래의 전쟁과 갈등 유증은 단순히 특정 국가나 민족의 문제가 아니라, 전 인류가 공유해야 할 역사적 교훈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루이의 승리는 단순한 물리적 생존을 넘어서, 그의 정신적 승리로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일본군의 잔혹한 폭력과 수많은 고통의 순간에도 불구하고, 루이는 내면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재발견하고, 스스로 싸움에서 승리한다. 영화는 이 과정을 통해 인간 정신의 자유와 회복력을 강하게 피력한다. 포로수용소에서의 생활은 그에게 끊임없는 고통과 굴욕을 안겨주었지만, 동시에 그는 그 속에서 자신만의 정신적 세계를 구축하며 내면의 자유를 찾아간다. 고문과 학대가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그는 과거의 기억, 꿈,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되새기며, 그 고통을 승리의 발판으로 삼는다. 이러한 그의 모습은 단순한 생존 이상의 가치를 지니며, 인간의 정신이 얼마나 위대하고 강인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루이는 전쟁과 포로 생활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인내와 용기의 상징으로 자리 잡는다. 영화는 그의 특별한 여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절망의 나날 속에서도 희망이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인내와 용기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루이는 자신의 고난 속에서 작은 승리들을 하나하나 쌓아나가며, 결국 전쟁의 참혹함에 맞서 인간 정신의 승리를 이룩하게 된다. 그의 삶은 단순히 한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전쟁이라는 거대한 비극 속에서도 인간이 스스로를 잃지 않고 싸워나갈 수 있다는 증거이다. 그의 귀환은 단순한 생존의 기쁨만이 아니라, 인간의 근원적인 가치와 존엄성이 어떻게 극한 상황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도 많은 이들에게 큰 영감을 주며,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인간 정신의 위대함을 재확인시켜준다.

영화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짧은 몇 마디의 글자와 실존 인물의 스틸사진으로 자막에 처리되는 전쟁 이후 루이의 삶은 오랜 시간 동안 내면의 상처와 마주했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처는 그가 겪은 고난의 결과물임과 동시에, 그를 더욱 강인한 인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는 것을 알게 한다. 영화는 루이가 자신의 과거와 화해하고, 그 상처들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진정한 승리가 단순한 외부의 성취가 아니라 내면의 평화와 치유에 있음을 강조한다.

루이의 인생 여정은 인간이 외부의 폭력과 학대에 굴복하지 않고, 내면의 힘으로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그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인간 존엄성은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져야 하며, 내면의 힘은 외부의 폭력과 고난을 이겨내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교훈을 전해준다. 이러한 메시지는 현대 사회에서도, 개인이 어려움과 좌절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자신을 일으켜 세워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실제로 그는 1998년 80세의 나이로 나가 동계올림픽에 성화 봉송 주자로 참가하면서 자신을 괴롭혔던 사람들을 용서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막상 그 소식을 들은 일본군 잔당들은 끝까지 자신들의 악행을 부정하며 뻔뻔스러운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특히 영화 속 루이의 상대역으로 잘못된 인간의 악행이 어디까지 표출되는지에 대한 전형으로 묘사되었던 일본군 간수 ‘와타나베 무츠히로’는 전범으로 확정되었지만, 미국과 일본의 정치적 밀약으로 사면되어 부를 축적하고 상류층의 삶을 살고 있었다. 반성은커녕 자기 행위의 정당성을 책으로 출간하는 등 파렴치한 면모를 보이며 일본의 극우와 국수주의자들을 선동하는 것에 앞장섰다. 그는 화해의 메시지를 보내고자 어려운 결정을 내린 루이를 만나는 것을 끝까지 거부했다.

우리는 지금 탄핵사태로 양대진영으로 갈려 치열한 전쟁을 치르는 잔인한 2월을 보내고 있다. 우리 민족에게는 오히려 훨씬 더 잔혹한 행위를 가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 일본의 만행을 생각하며 삼일절이 오기 전에 영화를 보지 못한 분들은 꼭 관람을 해보시길 추천한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엄중한 역사를 정확히 진단하고 진정한 승리를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를 깊이 고뇌하는 그런 시간을 가지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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