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2025년 11월 13일, 목)이 약 20일 앞으로 다가왔다. 매년 이맘때면 전국 수험생과 학부모 모두가 긴장과 불안 속에 하루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불안은 실력을 높이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이미 배운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몸과 마음의 리듬을 안정시키는 일이다. 수능의 성패는 '마지막 20일의 공부량'보다 '마지막 20일의 균형감'에서 갈린다.
1. 학습 전략 - 지금은 점검과 다듬기의 시기
남은 기간에는 새로운 내용을 무리하게 학습하기보다, 지금까지 공부한 내용을 중심으로 복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시기에는 EBS 교재와 교과서 중심의 복습이 가장 효율적이다. 특히 오답 노트를 다시 점검하며 틀린 이유를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단순히 정답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고(思考)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했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10월 14일 치러진 전국연합학력평가의 성적을 꼼꼼히 분석해 보는 것도 좋다. 모의고사 점수를 단순히 '합격선 예측'의 자료로 보기보다는 자신의 약점을 진단하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틀린 문제의 유형을 분류하고 유사 문제를 다시 풀면, 문제 풀이 감각을 빠르게 되찾을 수 있다. 이 시기의 공부는 '점수 올리기'가 아니라 '감각 유지'가 목표다. 실제 수능 시간표에 맞춰 모의고사를 풀며 집중력과 시간 조절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주 1회 정도는 실전처럼 모의고사를 치르고, 그 외의 날에는 오답 복습과 개념 정리에 집중하자.
2. 마무리 학습 전략 - 복습과 약점 보완이 핵심
수능을 3주 남짓 남겨둔 시점에서는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지금 새로운 단원을 학습하는 것은 효율이 낮고, 기존 학습 내용을 흔들리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취약 영역 중심의 복습과 오답 정리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다. 상위권 학생들은 기본 문항을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한 뒤, 남은 시간을 고난도 문항에 배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국어는 독서 지문을 구조적으로 분석하며 논리적 사고력을 강화하고, 수학은 개념 간의 연계 구조를 파악해 응용력을 높여야 한다. 영어는 절대평가라고 해도 고난도 빈칸 추론·순서 배열 문항을 대비해야 한다.
중위권 학생은 '아는 문제를 틀리지 않기'가 핵심이다. 실수로 인한 점수 손실을 줄이는 것이 곧 실력이다. 자주 틀리는 개념은 기본서로 돌아가 확실히 이해하고, 오답 원인을 분석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자. 하위권 학생은 핵심 개념 중심의 반복 학습이 효과적이다. 기출문제와 EBS 교재를 통해 기본기를 다지고, 오답을 유형별로 정리하며 자신감을 회복해야 한다. 과목별로 보면, 국어는 지문 이해력과 논리적 사고력이 중요하고, 수학은 킬러 문항이 줄더라도 개념 간 연관성을 파악해야 한다. 영어는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낯선 지문을 빠르게 읽고 핵심을 파악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사회탐구는 교과 개념과 시사적 내용이 결합된 문항을 대비해야 하며, 과학탐구는 실험 과정과 탐구 능력을 점검해야 한다.올해 수능은 EBS 연계율 50%의 간접 연계 방식을 유지하므로, EBS 교재의 주요 개념과 주제를 다시 한번 점검하자. 마지막 10일은 과목별 핵심 개념을 요약한 A4 용지 한두 장 분량의 '최종 점검 노트'를 만들어 시험 직전 가볍게 훑어보는 것도 좋다.
3. 컨디션 관리 - '하루의 리듬'을 수능 시간표에 맞추라
남은 20일은 체력과 집중력 관리가 학습만큼 중요하다. 수능 당일의 컨디션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갑작스럽게 수면 시간을 줄이거나 공부 시간을 늘리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며, 실제 수능 시간대(오전 8시 40분~오후 4시 37분)에 두뇌가 가장 활발하게 작동하도록 리듬을 맞추어야 한다.
무리한 학습보다는 짧은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산책으로 신체의 긴장을 완화하자. 독감 예방주사를 미리 맞아 건강을 지키고, 평소 먹던 음식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자. '기억력 향상제', '집중력 강화제' 등 검증되지 않은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최근 이러한 허위 광고 제품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정신적 안정도 매우 중요하다. 불안은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고 사소한 실수로 이어진다. 잠들기 전에는 스마트폰 대신 짧은 명상이나 심호흡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시험 당일 최고의 컨디션은 꾸준함과 평정에서 나온다.
4. 실전 대비 - '점검과 마음 다스림'이 마지막 준비
수능이 다가올수록 실전 대비의 중요성이 커진다. 모의고사를 풀 때는 실제 시험장 환경처럼 책상 위를 정리하고, OMR 카드 마킹 연습을 병행해야 한다. 문제 풀이 속도와 정확도를 조율하는 연습이 실전 감각을 완성한다. 시험장 준비물도 미리 점검해야 한다. 신분증, 수험표, 필기구는 물론, 예비 마스크와 간단한 간식까지 준비해 두면 시험 당일 불필요한 긴장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긍정적(肯定的)인 마음가짐이다. 남은 20일은 새로운 지식을 쌓는 시기가 아니라, 지금까지의 노력을 정리하고 다지는 시간이다. 조급함보다는 차분함, 불안보다는 자신감(自信感)이 성적 향상의 열쇠다.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믿음으로 자신을 격려하자.
수능은 단순히 지식을 측정하는 시험이 아니다. 오랜 시간 쌓아온 집중력, 체력, 멘탈의 균형을 평가하는 종합 시험이다. 남은 20일은 실력을 억지로 끌어올리는 시기가 아니라, 이미 쌓은 실력을 안정시키는 시기다. 꾸준한 복습과 생활 리듬의 유지, 그리고 마음의 평정이 최고의 결과를 만든다.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을 믿고, 하루하루를 평정심 속에서 준비하자. 꾸준한 사람은 결국 흔들리지 않는다. 이번 수능이 우리 남해 지역 학생들이 그동안의 노력과 땀을 가장 빛나게 증명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