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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 곽기영



언어가

뇌와 마음속에서 뒤섞이고

손은 컴퓨터 키보드 위에 맴 돈다.

몇 날 며칠을

하얗게 불면에 몸부림치다

다시금 언어의 바다에 낚싯대를 드리워본다.



가슴을 활짝 열어젖히고

연신 입술을 적셔보지만

죄 없는 머리 가닥만 뜯어낼 뿐이다.



옆에서 잠을 자고 있던 마누라 왈

글을 쓴다고 밥이 나오나, 돈이 나오나

빨리 잠이나 자란다.



밤낮으로 마른 우물 파고 또 파지만

솟구치는 물줄기가 없다.

여기가 내 한계인가 보다.



에~이~

컴퓨터 화면을 닫아버리고

냉장고로 달려가 막걸리와 김치 가닥을 찾아

걸쭉하게 목젖이 시원하도록 한잔 밀어 넣는다.



허허…….

온몸이 전율하며 무아지경으로

마른 우물에서 언어의 물이 치솟는다.

막걸리 친구야 고맙네

우리 영원히 함께 하세나

어기야 디야~~~~

어야 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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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 곽기영

- 現)2022 문학광장 회장
- 2012 서정문학 시 부문 당선 등단
- 2013 문학광장 시 부문 당선 등단
- 2014 문학광장 2대 회장(2014-2016)
- 2016 문학신문 2016년 신춘문예 시(詩)부문 당선 등단
- 現) 한국문인협회 회원
- 現) 남해보물섬독서학교 자문위원
- 2002 대통령표창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