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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기영의 남해 詩산책] 승천(昇天)

2025. 04.18. 09:54:54


慧鏡 곽기영



세월의 풍파에 옹이 져 울퉁불퉁

새까맣게 타버린 몸매로

하얗게 꽃피우기에만 몰두하다가

지난밤 심술궂은 봄비에

하얗게 활짝 웃어보지도 못하고

구부정한 까만 등을 적시도록 눈물만 흘리더니

모든 것을 체념하였는지

해 뜰 녘

꽃잎들은 운무(雲霧)를 따라

허공으로 날아올라 오르더니

돌아오리라는 약속도 하지 못하고 무심하게

벚꽃은 그렇게 승천해 버리는구려.

혜경 곽기영
- 現)2022 문학광장 회장
- 2012 서정문학 시 부문 당선 등단
- 2013 문학광장 시 부문 당선 등단
- 2014 문학광장 2대 회장(2014-2016)
- 2016 문학신문 2016년 신춘문예 시(詩)부문 당선 등단
- 現) 한국문인협회 회원
- 現) 남해보물섬독서학교 자문위원
- 2002 대통령표창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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