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문화
남해人
향우
기획특집
기획특집

가보고 싶게 만들고, 지역민이 하나되는 일본의 축제

2024. 08.30. 10:23:40

▲히에 신사에서 개최된 '산노 마쓰리'

▲'산노 마쓰리' 중 미코시 행진의 모습
▲수국 축제의 축제장인 하쿠산 신사 전경
흔히 여행을 주제로 얘기를 하다보면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말이 나올때가 있다.

여생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015년부터 진행 중인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를 통해 2만 6천여 명에게 조사 및 제주도와 일본 여행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묻고 그 결과를 비교했다.

실제로 제주도 갈 돈으로 일본 간다는 말이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과반수였다. 제주도 여행 비용에 조금만 보태면 일본에 다녀올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긴 것이다. 실제로는 비용이 더 많이 드는 것으로 언론에 전파됐으나 제주도의 바가지 요금 논란 등 비싼 물가와 특히 지난 7월까지 슈퍼 엔저 현상으로 인해 보편적 인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여겨진다. 옆 나라로 여행의 비용면에서도 허들의 높이가 높지 않다고 인식되니 머릿속으로만 계획만하던 일본 여행을 실행에 옮겼을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의 '감성'이 마음에 들어서 가려는 사람들은 무엇에 이끌려서 가게 됐을까. 일본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감성과 동네 축제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이유를 찾고자 방문을 해봤다.
<편집자 주>

■일본은 관광객들의 흥미를 이끌 수 있는 관광 콘텐츠가 많다

건축물 사이에 있는 골목길만 들어가도 느껴지는 이국적인 느낌에 일본 감성을 두 눈으로 보고 이를 내 것으로 담고 싶어 선망했던 자들의 카메라를 꺼내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일본 여행이 남해 여행이나 제주도 여행만큼이나 무엇보다도 가보고 싶은 곳이기 때문에 오게됐을 것이다.

그리고 일본에는 다른 나라, 다른 장소도 아닌 오직 일본 특정 지역에서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즐비해있다. 대표적으로 일본에는 전세계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관광지가 여러개 있지만 오직 일본에서만, 그리고 도쿄에서만, 그 지역에서만 방문할 수 있는 관광지가 존재한다.

게다가 도쿄 미카타시에 위치한 '지브리 미술관'은 일반 영화관에서도 감상할 수 없고, 오직 한달만 상영하는 한정판 영화를 상영한다. 이러한 희소성과 유니크한 테마가 관광객들의 마을을 더 이끌게 만들었을 것이다. 실제로 방문한 '지브리 미술관'에서 주위에 일본어보다는 영어가 대부분 들렸고, 대부분 백인 계열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문했었다.

국내 관광객만큼이나 해외 관광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관광 콘텐츠가 절실한 남해에서도 희소 가치가 높은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게 된다면 자연스레 홍보는 물론이고, 서울로 치중된 한국 방문 외국인 관광객의 분산 등 남해~여수해저터널 개통으로 인한 남해 관광 시대를 대비할 핵심 관광 콘텐츠 개발의 필요성을 체감했다.



■일본에서는 마을 주민 모두가 함께하는 지역 축제로 거듭나다

일본의 전통축제 '마쓰리'는 지역민이 하나되어 진행되는 행사이자 상당한 수의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관광자원이다. 일본 도쿄에서는 간다 마쓰리, 후카가와 마쓰리와 더불어 산노 마쓰리의 도쿄 3대 축제가 열린다. 산신령이자 씨족신인 '산노'를 기리는 축제인 산노마쓰리에는 도쿄 '히에 신사'에서 열려 매 짝수년마다 개최된다.

산노마쓰리의 특징은 축제장에서 항상 귀를 아프게 두드리던 시끌벅적한 무대와 체험 부스같은 일반적인 축제 콘텐츠의 부재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산노 마쓰리의 핵심 볼거리인 미코시 행진을 위해 참석한다는 것이다. 젊은 남성들부터 시작해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성별불문하고, 5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전통 행렬의 신사 의식은 장관을 방불케한다. 마을 사람들이 이렇게 질서정렬하면서도 웅장한 행사를 연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러움을 얻었다. 단순히 도쿄라는 이름값을 제외하고서라도 이런 연출과 주민참여 콘텐츠가 기획된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얻을 수도 있겠다고 느꼈다.

한편 산노마쓰리만큼 거대한 규모의 축제는 아니지만 도쿄 하쿠산 신사에서 개최된 '제 40회 수국 축제'를 방문했다. 도쿄 도심에 위치하면서도 자연 경관이 빼어난 이곳에서 열린 축제는 수국을 배경 삼아 열린 작은 동네 축제다. 그러나 역에 도착하고서부터 수많은 인파가 축제장까지 함께했다. 주 무대에서는 마을 주민들의 공연이 진행되고, 줄줄이 이어진 노점에서는 주류와 먹거리를 판매했다. 산노 마쓰리에 비해 방문객을 사로잡을 콘텐츠가 부족한 수국 축제는 마을 주민들의 노력과 홍보로 작지만 강한 축제로 거듭났다.

축제장에서 만날 수 있었던 한국인 안내원은 "수국은 축제를 개최를 위한 핑계 중 하나에 가깝고 마을 주민들 모두가 축제로 하나가 되도록 모두가 노력했고 지역을 홍보하고자 힘썼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을 주민들이 준비한 노점에서 300~500엔(당시 환율 기준 2700~45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야끼소바, 고로케, 팝콘, 주류 등 축제음식을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 노력하면 화려한 무대만큼이나 축제로 하나되는 의미가 잘 드러났던 순간이었다.



■관광 도시 남해를 위해 모두가 하나될 필요가 있다

위기의 남해 관광을 위해서는 지역 주민들의 화합과 노력이 더욱 절실해 보였다. 올해 여름의 남해는 역대급 숙박업소의 불경기가 지속됐다. 남해 숙박업소 대표는 "숙박 예약 어플 '야놀자'의 예약 현황이 9대1의 압도적인 비율로 국내숙박예약율이 해외에 비해 높았으나 현재는 6대4 정도로 비슷한 상황"이라며 "잠재력이 충분한 남해군의 관광 경쟁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지역 및 일본을 비롯한 해외와의 연계를 강화 중인 경남도립남해대학교에서는 일본 고야산 지역을 방문해 초고령화 마을의 주민들이 마을을 부흥시키고,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자체적으로 관광 콘텐츠를 생산해 방문객들을 유도시키는 사례, 지역 대학이 마을 주민과 함께 축제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사례의 견학을 지속하고 있다.

게다가 산노 마쓰리 및 수국 축제를 비롯한 일본의 축제나 관광 콘텐츠는 지자체의 지원이 없는 순수한 지역민들의 노력의 산물이다. 앞으로 지역 관광을 살리기 위해 지역민들의 역할이 지대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백혜림·조승현 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백혜림·조승현 기자

실시간 HOT 뉴스

가장 많이본 뉴스

기사 목록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