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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흥주 남해문학회장의 독자기고] '문학관광기행특구' 지정된 문학도시 장흥군으로 이어진 독서학교 문학기행

2025. 06.13. 11:20:43

▲ 한승원 작가 집필지 해산토굴 앞에서 한승원 선생님과 함께

지난 5월 말, 보물섬남해독서학교(교장 류민현) 학생 등 80여명은 '노벨문학도시 장흥' 으로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남해군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독서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독서학교는 연 1~2회 이상 유명한 문인을 배출한 지역의 문학관이나 문인의 생가 또는 문학비를 찾아 문학기행을 떠나 문학적인 소양을 키우고 있다.
문학의 고장 장흥으로 떠난 이번 독서학교의 문학기행은 먼저 김구 선생이 1898년 3월 탈옥해 도망자 신분으로 50여 일간 은신하였던 보성군 쇠실마을 '백범 김구 은거기념관'과 국내 유일의 안중근 의사 위패를 모신 사당 장흥군 만수산 아래 '해동사'를 탐방, 학생들이 역사의식을 고취하는 기회를 가졌다.
문학기행의 다음 일정은 한승원 작가의 창작실 '해산토굴(海山土窟)과 한승원 문학관이었다. 한승원 작가가 기거하며 창작활동을 하는 해산토굴과 바로 아래 급월암(汲月菴) '달 긷는 집'이라는 문학관은 한승원 작가의 프로필과 작품세계, 그리고 그의 딸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소개하고 있었다.
한승원 작가는 고령으로 여간 불편하지 않은데도 해산토굴 앞에까지 나와서 찾아간 학생들을 위해 기꺼이 함께 사진 촬영에 응했다.

다음 일정은 천관문학관이었다.
장흥의 명산으로 하늘로 바위들이 치솟아 있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은 천관산 아래에 '천관문학공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장흥 읍내가 바라보이는 천관산 중턱에는 '천관문학관'이 우뚝 서 있다.
천관문학관 입구에는 '어머니 품 장흥에 뿌리를 둔 소설가 한강, 한국인 첫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큰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학생들을 반갑게 맞은 문화관광 해설사는 "장흥 출신의 문인들을 기리고 소개하는 문학관입니다. 소설가 이청준과 한승원을 비롯해 이 지역 출신 문인들이 대거 전시되어 있어요"라고 안내를 시작했다.
문학관 안으로 들어서자 장흥 출신 문인들의 프로필과 작품들이 벽면에 소개돼 있었다.
조선시대 '관서별곡'을 쓴 백광홍을 비롯하여 현대문학의 저명한 작가 이청준, 한승원, 송기숙, 이승우, 한강 등 모두 이 지역 출신 문인의 작품이었다.
문학관을 둘러보면서 누군가"장흥에는 사람보다 소가 많은데, 지역 출신 문인도 많이 배출되어 대단하다" 라고 했다.

문학기행의 마지막 일정으로 '장흥126타워' 정남진 전망대에 올랐다.
전망대에서는 장흥 문학을 중심으로 평화, 통일, 화해 등을 모티브로 잘 꾸며져 있었고 아름다운 남해의 바다와 득량만을 눈에 담고 돌아왔다.
전남 장흥군은 전국에서도 보기 드물게 문학기행을 많이 오는 문학의 고장이다.
2008년 전국 최초로 국내 유일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된 장흥군은 국문학사상 가사 문학의 발원지로 조선 후기 문인인 '존재 위백규 선생 기념사업회'와 '기봉 백광홍 선생 기념사업회' 등 고전문학 단체의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장흥 출신 문인들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장흥 문학의 단단한 초석이 되고 있다,장흥군의 대표적인 문인으로는 이청준 소설가,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아버지인 한승원 소설가를 비롯한 수많은 문인이 배출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인구 3만 남짓 되는 작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문학관광기행특구 지정으로 지역 문화·예술·관광 르네상스 시대를 열고 있다.
이청준 문학제·장흥 문학제·정남진 전국 문학 공모전을 비롯한 다양한 문학 행사와 장흥 문학상이 3회째 운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러 곳의 문학 터를 복원하거나 조성해 문인의 생가·문학비·문학관 등 문학 기념 공간이나 문화예술회관 같은 문화 인프라를 풍부하게 갖추고 있었다.
특히, 천관문학관은 장흥 출신 문인들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작가들을 위한 집필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이러한 문학 환경을 조성하고 문학 탐방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전국의 많은 문학 동호인을 불러들이고 있었다.
소설가 한승원의 생가는 하늘색 슬레이트 지붕에 붉은 용마루를 한 시골집으로 뒤뜰에는 옹달샘이 있어 '한승원 소설 문학길'이라는 글과 함께 '시와 소설을 길어 올리는 그 집의 옹달샘'이라고 소개돼 있었다.

한승원 작가는 어린 시절 배 아플 때 이 물을 즐겨 마셨다고 한다.
이 옹달샘을 소개하는 표지판에는 "...자주 와서 이 물을 마시면 시와 소설을 잘 쓰게 된다는 소문이 있다"라고 적혀 있다.
노벨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도 이 물을 자주 마셨을 것으로 추측된다.또한 한승원 작가가 거닐던 해변길은 '한승원 소설 문학길'로 아름답게 가꾸어져 있다.
지난해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수상한 이후, 장흥군의 천관문학관은 전국의 문학기행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장흥군은 한승원 작가의 고향이자 현재 활동 중인 집필지로 한강 작가의 문학적 뿌리로 알려져,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이후 장흥 지역 문학 명소를 찾는 관광객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올해 현재까지 천관문학관, 한승원 생가, 한승원 문학 산책길, 해산토굴 등에 전년 동기에 비하면 4배가 넘는 방문객이 늘어났다고 한다.

이러한 분위기를 살려 장흥군에서는 '한강 작가 노벨상 수상 기념'문학관이나 '한승원·한강 부녀 작가 문학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고, 노벨문학도시 조성 콘텐츠를 강화하여 문학·교육단체 연계 문학기행 코스 운영 등 문학 관련 프로그램을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장흥군 내 문학 명소를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편백숲 우드랜드, 토요시장, 정남진 전망대, 해동사 등 지역 관광지도 더불어 활기를 얻고 있다.
장흥군은 문학기행 열풍을 노벨문학도시 성공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회로 보고, 행정력을 새로운 문학 컨텐츠 개발과 문학 시설 확충에 집중하고 있는데, 한승원 작가의 생가 복원은 물론'소설가 미백 이청준 문학관건립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수문해수욕장과 통일기원탑 구간에는 문학 산책길을 만들어 장흥군이 문학인들의 순례지가 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전국 백일장 대회 개최, 자연 속 북카페 조성, 장흥 문학상 등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 문학 도시의 면모를 완성해 나갈 청사진을 세우고 있다.

또 하나의 반가운 소식은 최근의 문학적인 열풍에 힘입어 장흥군의 인구는 6년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 2025년 3월과 4월 두 달 연속 인구가 증가하여 장흥군이 모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다. 2025년 1~4월 전입인구가 전출 인구를 앞지르고 있으며, 출생아 수도 50명으로 작년 대비 무려1.7배 증가함으로써 인구 회복의 희망도 보이기 시작하여 4만 인구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계속 내놓고 있다.

조선 후기 관서별곡을 저술한 백광홍 이후 현대문학에서도 200여 명의 문인을 배출한 문학도시 장흥이 오랜 문학적인 전통과 유산을 이어받아 한국 문학사를 넘어 세계적 문학의 중심지로 도약하길 기대해 본다.
송 홍 주 [남해문학회장 남해독서학교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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