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박종권 장군이 별세하였다. 고(故) 박종권 장군은 대한민국 영공을 지키며 창공을 가장 높이 날아 가장 멀리 본 남해인이다. 46년 전인 1969년 9월23일 박정희 대통령은 팬텀기 비행부대에 '자주국방의 전위 팬탐공군'이란 휘호를 내리고 창설을 기념했다. 이때 팬텀기를 미국서 인수해 온 16인 중 1인이 박 장군이셨다.
그는 남해 출신 최초의 공군사관학교 입학생이자 최초의 공군 장군으로, 팬텀 공군의 산실 역할을 맡았고 현대화 공군의 주역이었다. 일찍이 1963년 공군 에어쇼팀으로 선발되어 10월1일 공군의 날 한강 백사장에 모인 100만명이 넘는 군중 앞에서 F-86F 세이버 제트 전투기로 곡예비행을 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1989년 가을 그가 비행단장이던 시절 남해군민체육대회가 열리는 남해읍 남산운동장 상공에 홀연히 팬텀기 4대가 축하비행으로 나타났다. 그가 아니면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1937년생인 박 장군은 남해읍 유림동에서 유년생활을 보냈다. 남해초(37회), 남해농고(5회)를 졸업하고, 공군사관학교에 9기로 입학했다. 1968년 공군대학 SOC과정 수석 졸업, 국방대학원, 경남대 경영대학원,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가정책과정,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미 스탠포드대 안보군축연구소 객원연구위원, 영국 국제문제연구소(IISS) 회원 등의 경력과 보국훈장 삼일장, 대통령 표창, 보국훈장 천수장, 중국 특종영수훈장 등을 수상했다.
공군에서는 한국 팬텀기 도입 인수요원, 공군방공관제사령관, 공군 제11전투비행단장, 공군본부 작전정보참모부장, 합참 전략기획부장, 국방부 초대 군비통제관, 남북고위급회담준비 군사대표 등을 역임하고 1992년 소장으로 예편했다. 이후에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 한국항공운송협회 상근부회장을 역임했고, 현재까지 대한민국 성우회 안보평론위원, 재향군인회 원로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고인은 국립대전현충원 장군묘역에 모셔졌다.